weekly newsletter no.207 | 2025. 7.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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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안녕 2호😎야. 여름 잘 버티고 있어? 날이 미쳤다 싶을 만큼 덥다가, 갑자기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쏟아지고. 매년 더워진다곤 했지만, 올여름은 유난히 버거운 것 같아.
지난주 폭우가 쏟아졌을 땐 겁이 났어. 부모님이 계신 충남 당진에도 비가 많이 왔거든. 불안한 마음에 뉴스를 보는데, 결국 집 안까지 물이 들이쳤더라고.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가슴이 철렁했지. 2년 전, 오송 참사가 머리를 스쳤어.
그리고 주말 아침, 경남 산청에서 산사태 소식이 들렸어. 올 3월 산불 났던 바로 그 곳 말야. 산사태에 전기, 수도, 통신, 길까지 끊기고 마을 전체가 고립됐다니... 그 지역 마을 주민들은 얼마나 앞이 캄캄했을지 상상조차 가질 않더라고.
기상청이 ‘200년 만에 내릴 만한 비’라고 한, 역대급 호우는 왜 일어난 걸까? 폭우가 휩쓸고 간 마을은 어떤 모습이고? 시간당 100㎜ 같은 숫자론 도무지 와 닿지 않아 수해 현장을 발로 뛴 요원을 불렀어. 수재민들 얘기부터 재해를 보는 시각, 휘클러가 할 일까지 꽉꽉 눌러담았으니, 끝까지 함께 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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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알아봤다: 짧은 폭우의 긴 여파
- 한 번 물어봤다: 괴물폭우 현장에 가보니
-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젠더 뉴스픽
- 휘클러 say!: 독자피드백 + 이벤트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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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폭우의 긴 여파
‘200년만 한번 내릴 비’
- 16일부터 20일까지, 전국에 큰비가 내렸어. 기상청이 “200년에 한 번꼴로 올 비”라고 할 정도. 시간당 많게는 100㎜ 넘는 극한호우💡가 중부·남부 지역에 쏟아지면서 23명이 숨졌고, 5명이 실종됐어(24일 기준). 가축은 100만 마리 넘게 폐사했고 농작물 2만4000헥타르가 물에 잠겼어. 서울 면적의 약 40%가 잠긴 셈.
-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올 3월 대형 산불이 지나간 경남 산청. 나흘간 내린 최대 누적 강수량은 793㎜, 작년 1년간 내린 산청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야. 폭우와 산사태로 1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어. 집 674채는 침수되거나 부서졌어. 어제까지도 100여 가구는 아직 정전 중. 700여 가구는 수돗물이 끊긴 상태야.
- 경기 가평은 폭우로 총 4명이 숨졌고, 아직 3명이 실종된 상태. 충남 서산에선 하천이 넘쳐 2명이 숨졌어. 경기 오산에선 수원 방면 고가도로에서 길이 330여m, 높이 10m 옹벽💡이 무너져 운전자 1명이 사망했어. 경기 포천과 충남 당진, 광주 북구에서도 1명씩 숨졌고.
절리저기압+하층제트
- 예전 장마는 장기간 전국에 고루 내렸어. 이번엔 왜 짧은 기간, 특정 지역에 집중된 걸까? ①절리저기압. 태풍처럼 크진 않지만 비를 몰고 다니는 찬 공기로 이뤄진 중규모 저기압이 이례적으로 한반도에 오래 머물렀어. 남쪽에선 북태평양 고기압이 만든 고온다습한 공기가 올라왔고.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충돌하면서 강한 비구름을 만든 거지. 그 경계에 하층 제트💡라는 강한 바람이 수증기를 공급해 강수량을 늘렸대.
- ②산악 지형. 지리산이 있는 산청처럼 산이 있는 지역은 폭우에 취약해. 고온다습한 공기가 산을 타고 빠르게 올라가면서 비구름이 생기거든. 거기서 빗물이 산줄기를 타고 빠르게 쏟아지면서 산사태 같은 2차 피해로 이어졌고.
- ③기후위기. 폭염으로 뜨거워진 바다가 비구름의 재료인 수증기를 만들어냈어. 최근 10년간 한반도 근처 바다가 전체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보다 두배 가까이 빨리 뜨거워졌단 조사도 있고. 실제 시간당 80㎜ 이상 극한호우는 지난해 31회로 2015년보다 4배 가까이 늘었어.
왜 산사태에 취약했을까
- 자연 탓만 하긴 어려워. 산청 산청읍 부리 내부마을은 2011년 산불 이후 대규모 벌목과 임도 개설이 산사태를 더 키웠다는 주장도 나와. 산불 후 자연 발생하는 다양한 나무뿌리는 땅을 잡아주는데, 벌목 뒤 동일 수종을 새로 심으면 땅이 통째로 쓸려갈 위험이 크다는 것.
- 사람이 숨진 산청의 마을 중 부리, 내리, 방목리에는 산림청이 관리하는 산사태 취약지역💡이 포함돼 있어. 산사태 취약지역은 ‘리’가 아닌 ‘산림 유역’으로 구분하는데 3곳 모두 취약지역에 해당하는 유역이 있다는 뜻. 하지만 이곳들은 재해위험지구💡엔 포함돼 있지 않더라고. 폭우 피해가 예상된 산불피해 지역도 아니었고. 사전 대비가 상대적으로 허술했던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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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호우: 강수량이 시간당 72㎜ 이상이거나 3시간 누적 90㎜ 이상인 매우 강한 비
옹벽: 토사나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수직 구조물
하층제트: 대기 하층에서 빠르게 흐르는 강한 바람. 비구름에 수증기를 공급
산사태취약지역: 산사태 발생 위험이 커 산림청이 지정·관리하는 위험지역
재해위험지구: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침수·붕괴 등 재난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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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도 대응도 늦었다
- 재난에 대응할 여건도 부족해. 산청군 공무원 650명 중 절반이 넘는 사람이 산청이 아닌 진주시에 살거든. 차로만 30분 넘게 걸리는 거리니, 폭우처럼 긴급한 상황에 곧바로 출동해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어.
- 재난 문자도 아쉬움이 남아. 산림청은 18일 오후 5시 산사태 최고 단계인, 경보를 산청군에 알렸는데, 군이 ‘전 군민 대피령’을 내린 건 19일 오후 1시50분. 산사태가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됐으니, 알림이 늦었단 말이 나와. 19일에만 80차례가 넘는 재난 문자가 쏟아져, 효과가 떨어졌단 지적도 있고.
- 사고를 막을 기회도 놓쳤어. 16일 오산시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지기 하루 전 땅꺼짐 민원이 있었대. 현장을 확인한 경찰이 불안정하단 상황도 알렸고. 하지만 오산시는 조처하지 않았어. 경찰은 옹벽을 시공한 현대건설과 안전점검 책임이 있는 오산시청을 압수수색해 조사중이야.
약한 곳부터 덮친 재난
- 산청은 재난취약계층💡인 노인 비율이 40%가 넘는 인구 감소지역이야. 혼자 살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폭우가 쏟아지거나 산사태가 일어나면 더 위험해. 홀로 대피하기도 어렵고. 전기·통신까지 모조리 끊긴 상황에선 더욱 고립돼. 이번에도 긴급 재난문자나 대피 방송은 무용지물이었어.
- 대도시에서도 폭우는 약한 곳을 파고들어. 서울은 3년 전 서울 신림동 반지하에 살던 가족 3명이 폭우로 숨졌잖아. 그 뒤 서울시는 지하·반지하 집을 없애기로 했는데 줄어든 건 1.8만 가구뿐. 22만 가구가 여전히 남아 있어. 침수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 물막이판💡도 집값에 영향을 준다는 등의 이유로 설치하지 않은 가구 비율이 높아.
- 노점상과 전통시장 상인들도 폭우에 취약해. 이번 폭우로 전국 8개 전통시장, 412개 점포에서 피해가 발생했어. 당진 전통시장은 170여 개 점포가 침수됐는데, 지대가 낮은 데다 배수펌프장💡이 폭우를 감당하긴 역부족이었대. 물이 빠지는 배수구와 배수로가 쓰레기 등으로 막혀 제 역할을 못 하는 문제도 있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
- 22일 이재명 대통령은 산청을 포함해 폭우 피해 지역 6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피해 주민은 국세·지방세 납부 유예, 공공요금 감면 혜택을 받아. 지자체엔 특별교부세💡를 지원해. 이 대통령은 광주, 전북, 전남, 경남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55억원을 지급하겠다고 했어.
-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해 대피소에 있는 이재민들은 2243명(24일 기준). 이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갈 길이 멀어. 피해를 심사해 인정받는 과정이 복잡하고 기준이 모호해 피해자들이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거든. 피해액 일부를 지원하다 보니, 정부지원금만으론 피해를 복구하기에 턱없이 부족해.
- 극한호우는 지나갔지만,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는 계속될 전망이야. 침수 시엔 △전기·가스 차단 △무릎 아래 수위일 때 신속 대피 △문이 안 열릴 땐 119 신고 및 대피로 확보 △하천이 넘쳤을 땐 이동 말고 구조 요청 △지하차도 침수 시 절대 진입 금지를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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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취약계층: 재난 발생 시 대피나 대응이 어려운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
물막이판: 침수를 막기 위해 문이나 창문 아래 설치하는 방수용 임시 장치
배수펌프장: 집중호우 시 하수나 빗물을 퍼내 침수를 막는 시설
특별교부세: 재해나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지자체에 지급하는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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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엔 언제 도착했어?
💬지난 19일은 산사태 때문에 통제가 돼서 못 들어갔고. 다음날, 20일 아침 7시에 경남 산청군 산청읍 부리에 있는 내부마을로 들어갔어. 부리엔 내부마을과 외부마을이 있는데, 이번에 산사태 피해가 난 곳은 내부마을이야.
🎙️인명 피해가 가장 큰 곳이지?
💬맞아. 산청군에서만 13명이 폭우로 숨졌는데, 그중 3명이 이 마을에서 나왔으니까.
🎙️내부마을은 어떤 모습이었어?
💬지역에서 30년 넘게 취재하면서 산사태 현장은 여러 번 봤거든. 근데 이번처럼 산사태가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곳에 간 건 처음이었어. ‘이런 모습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도착해보니 상상과 많이 달랐어.
🎙️어떻게 달랐는데?
💬이 마을 구조부터 설명해줄게. 내부마을은 21가구, 44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야. 독거 노인도 많고. 마을 뒤엔 해발 416m 와룡산이 있고 마을 앞엔 저수지, 부리 소류지가 있어. 산에 있는 골짜기들에서 흘러내려 온 물이 저수지에 채워져 하류로 흘러가는 구조야.
🎙️경사진 곳에 마을이 있구나.
💬맞아. 가서 보니까, 저수지로 가는 골짜기들 여러 곳에서 산사태가 났더라고. 최소 여섯, 일곱 곳? 19일 오전 9시부터 9시30분까지 거의 동시에 산사태가 일어났다고 해. 그렇다 보니 주민들이 피할 곳이 없었어.
🎙️현장은 어땠어?
💬정말 처참했지. 가자 전쟁이나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떠올랐어. 폭탄이 떨어진 전쟁터처럼, 이 마을도 수십 개 폭탄이 떨어진 것 같았거든. 도로가 파여 있고, 집이 다 무너지고 전봇대도 뽑혀 부러져 있었어.
🎙️마을에 들어가기도 어려웠겠어.
💬산사태가 일어날까 조심조심 들어가는데, 어디가 물이고 땅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였어. 온통 바닥이 흙탕물로 덮여 있었거든. 그러다 보니 걷다가 ‘뻘’처럼 발이 푹푹 빠졌지. 나중에 신발을 새로 사서 다시 들어갈 정도였으니까.
🎙️집들이 침수되진 않았어?
💬이 마을은 언덕에 있거든. 뒤에 산이 있고. 평지 같으면 물이 차올랐을 텐데, 산 위에서 흙탕물이 쏟아져 내려오는 구조다 보니 집 안에 물이 차진 않았어. 고이지 않고 휩쓸고 지나가 버렸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
🎙️수재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22일부터 산청에서 폭우로 숨진 분들에 대한 개별 장례식이 시작됐어. 사정이 다르고 장례식장도 다 흩어져 있거든. 주민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불과 몇 분 전까지 얘기했던 사람인데 숨진 분도 있고, 친척도 있고.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안타까운 죽음들이야.
🎙️숨지거나 다친 분들은 대부분 노인 분들이셔?
💬응. 산청에서 폭우로 숨진 13명 중에 20대 여성 1명, 40대 남성 1명 빼곤 모두 60대 이상 고령층이야. 20대 여성은 숨졌고, 그 여성의 아버지는 중상을 입고 부산대 병원에 입원해 있어. 마침 그때 어머니는 외출했더라고.
🎙️20대 여성은 주민이야?
💬대학 졸업하고 부모님 집에 와 있었고 40대 남성도 여름휴가를 맞아서 처가에 놀러 와 있다가 숨진 거야. 엄연히 따지면, 두 사람은 마을의 온전한 주민은 아니었던 셈이지.
🎙️산사태가 났을 때 빨리 대피할 순 없었던 거야?
💬마을에 저수지가 있다고 했잖아. 저수지 아래쪽 마을이 외부마을, 저수지 뒤쪽과 옆쪽 마을이 내부마을이야. 내부마을 이장 얘기를 들어보니까, 저수지 둑이 터질 걸 제일 먼저 걱정했다고 해. 터지면, 저수지 아래 외부마을이 큰 피해를 입으니까.
🎙️그렇구나. 그래서?
💬그래서 외부마을 주민을 먼저 다 대피시켰대.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한 거지. 근데 결국 저수지 둑은 안 터졌어.
🎙️산사태는 예측을 못 한 거고...
💬외부마을이 급하니 먼저 주민을 대피하고, 19일 아침 8시 정도부터 내부마을 주민을 대피시키고 있었대. 근데 아침 9시쯤 동시다발적으로 산사태가 터진 거야.
🎙️60대 마을 이장이 노인을 업고 대피시켰다며?
💬주민 대부분이 노인이잖아.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자발적으로 폭우와 산사태를 피해 대피할 수가 없잖아. 정신도 없고. 그래서 이장이 1시간가량 한 분씩 안거나 업고 고지대로 옮겼다고 해.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장이 이렇게라도 해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봐.
🎙️산사태로 전기, 수도, 통신도 모두 끊겼다며.
💬한 노인분 말을 들어보니까 처음엔 전기가 먼저 나가더래. 그래서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걸 직감할 수 있으니까 119에 전화를 걸었다는 거야.
🎙️근데 통신도 끊겼잖아.
💬그렇지. 전화가 안 터지니까. 그래서 아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대. 근데 인터넷도 끊기니 당연히 안 가지.
🎙️그래서? 어떻게 했어?
💬집 앞도 뒤도 모두 산사태가 났고, 어디 알릴 수도 없고. 차라리 저수지 둑이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그쪽으로 도망을 갔다고 했어. 혼이 나가서, 뚫린 공간으로 무조건 뛰었는데 그게 하필 둑이었던 거지. 거기서 비를 맞으면서 오들오들 떨고 있으니까 119가 왔고, 그렇게 구조가 됐다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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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들은 지금 대피소에 있어?
💬500명이 넘는 수재민이 산청에서 제일 큰 시설인 선비 문화연구원을 포함해 28곳에 흩어져 머물고 있어. 일부는 친척이나 자녀 집에 가 있고.
🎙️나머지 분들은?
💬집에 있지. 부리마을에서 집이 무너진 건 4채 정도거든. 문제는 전기와 수도야. 생수는 어떻게든 외부 지원을 받아서 해결하고 있어. 통신사들이 임시 통신주를 세워서 통신도 어느 정도 해결됐고. 근데 전기는 여전히 복구 안 된 곳이 많아. 밤에 가면 암흑이라니까. 수도가 안 되니, 화장실도 못 쓰지.
🎙️그럼 대피소가 안전하지 않아?
💬여긴 생업이 농축산업인 마을이야. 소 키우고, 하우스에서 딸기 키우는 분들이 많아. 소랑 딸기를 두고 떠나질 못하는 거지. 이게 참 어려운 문제야. 마을 주민 대부분이 또 노인이야. 혼자 사는 분들도 많아서 맡길 사람도 없어. 이게 한국의 초고령화 농촌의 현실이지.
🎙️부리는 재해위험지구는 아니더라?
💬나도 이번에 주민분들에게 물어보니까, 부리에선 1981년 이후엔 산사태가 일어난 적이 없었대. 여기서 이렇게 큰 규모의 동시다발적인 산사태가 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을 못 한 거야. 여기보다 훨씬 산사태 위험지역이 많으니까.
🎙️수해 지역 중에 올봄 산불 피해지역은 없어?
💬어떤 주민은 산불이 났단 말만 들었지, 연기 한 번 구경 못 했다 하더라고. 봄에 산불이 났던 지역 중에 이번 폭우로 인명피해가 일어난 곳은 없어.
🎙️그럼 산불로 산림이 훼손돼 폭우 피해를 키웠을 거란 분석은 틀린 거야? 💬산청군에서 시천면이 산청에서 제일 비가 많이 내린 곳이거든. 이곳은 3월 산불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이야.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에 인명 피해도 전혀 없었어. 가장 많은 비가 왔는데 말이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피해가 난 거구나.
💬산불이 난 지역은 모두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지정되거든. 그래서 지자체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산사태 대비도 이곳을 중심으로 했어. 근데 이번 수해는 다른 곳에 왔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사고가 난 거지. 산불과 수해지역 간 연관성은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대피 문자를 늦게 보냈단 얘기가 있던데.
💬그 부분은 책임 떠넘기기라고 생각해. 산림청은 일찍 경보를 보냈는데, 산청군이 늦게 대피령 문자를 보냈단 거잖아. 확인해보니 산청군에선 16일 오후 4시40분29초부터 전 군민 대피령을 내린 19일 오후 1시50분 2초까지 83번이나 문자를 보냈어.
🎙️그렇게나 많이?
💬주민들이 귀가 아플 정도였대. 솔직히 83번에서 84번으로 문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달라졌을까란 생각이 들어. 그리고 산림청이 경보를 보낸 건 주민이 아니라 산청군이잖아? 군에서 경보를 받자마자 현장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을까? 그걸 가지고 산림청은 우리가 할 일을 다했고 산청군이 잘못했다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그렇게 볼 수 있겠네.
💬정말 산림청이 큰일이 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 산청군에 계속 강조해서 빨리 주민을 대피시키라고 했겠지. 근데 그것도 아니었거든.
🎙️전 군민 대피령 문자에 대피 장소나 방법이 누락됐단 지적은?
💬그것 역시 말이 안 된다고 봐. 서울시장이 전체 서울 시민 비상 대피령을 내렸다고 가정해볼게. 그 문자를 받은 서울시민은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까? 일단 그쯤되면 서울을 벗어날 수 있는 모든 대중교통은 끊긴 상태일 거고, 도로도 온전치 않을 테고.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미리 보내는 건?
💬실제 산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는데, 재난이 우려된다고 시민들에게 모두 대피하라고 하면 서울 시민들이 말을 들을까? 마을이 고립된 상황에서 전 군민 비상대피령은 사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정도의 효과지, 실효성은 떨어진다고 생각해. 119 대원들도 마을로 걸어 들어갔을 정도니까.
🎙️그럼 이번 폭우 대응에서 아쉬운 점은?
💬산청군 공무원 상당수가 진주시에서 출퇴근해. 학교 선생님, 기업체 직원도 마찬가지고. 결국 산청군엔 노인들만 있는 거야. 이번처럼 재난이 생겼을 때 산청군 공무원은 모두 비상동원되거든? 현장으로 복귀하라고 했는데, 도로가 다 끊긴 상황에서 어떻게 갈 수 있겠어. 안타깝지만 이게 우리나라 현실이야.
🎙️수재민들 지원은 충분히 되고 있어?
💬일단 생필품, 식·음료, 담요는 잘 들어오고 있어. 수재민 얘기를 들어보면 정작 필요한 건 신발, 속옷이더라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뛰어나왔으니 모두 젖었으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왔을 때도 그 이야기를 하더라.
🎙️현장을 취재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사람들의 공감능력이 너무 떨어진다고 느꼈어. 이번에 인명 피해가 있던 산청읍 내리는 지리산 계곡을 끼고 있어서, 경치가 아주 좋아. 그래서 휴가철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 믿기 어렵겠지만, 한쪽에선 울면서 복구하는데 한쪽에선 텐트를 치고 놀고 있더라고.
🎙️세상에...그게 가능해?
💬시기상 여름 휴가철이니 계획을 미리 세웠을 수도 있겠지. 근데 관광버스까지 오더라니까. 내리 마을 주민들은 고립돼서 어디 가지도 못하는데, 놀러온 사람들을 보는 심정이 어떻겠어. 그걸 보는 마음이 참 씁쓸했어.
🎙️앞으로 재난을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
💬이재명 대통령 말처럼 과하다 싶을 만큼의 대비를 해야 해. 조심스럽지만, 일본을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해. 지진, 산사태, 폭우에 대해 일본은 아주 철저히 대비하잖아. 건축 양식이든 재난 매뉴얼이든 일본의 재난 대응에서 배울 건 배워서 우리 걸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휘클러들이 수재민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물론 후원금이나 후원품도 중요하지만 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야. 실제 자원봉사를 오는 분들이 많아. 복구 작업은 물론이고, 대피소에서 밥 짓기, 수재민과 이야기 나누기까지 뭐든 할 일이 있어.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관심 있는 휘클러는 며칠이라도 여기서 봉사활동을 하면 충분히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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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에 닷새간 많게는 시간당 100㎜ 넘는 극한호우가 쏟아져 23명이 숨졌어.
- 경남 산청은 산사태가 일어나 13명이 숨졌고, 특정 마을은 전체가 고립됐어.
- 희생자 대부분은 고령층. 반지하 거주민 등 취약계층 피해도 반복되고 있어.
- 재난문자 지연, 현장 대응 한계 등 폭우 대응에 아쉬움이 컸다는 지적이 나와.
- 수재민들이 일상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이 절실한 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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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다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가 다른 사건 심리상담 과정에서 왜곡된 기억이 생겨 박 시장을 고소했다는 다큐가 있어. 법원은 거짓으로 판단했어.
🌈남성들의 폭주 온라인 커뮤니티 ‘자학 배틀’부터 서부지법 폭동까지 최근 남성들 사이 ‘폭력 우호’가 끓는점을 넘었대. 책 ‘폭주하는 남성들’ 저자들의 진단이야.
🌈깊은 곳의 너 “내 서랍 가장 깊숙한 곳에는 256㎞가 있어.” 퀴어청소년 무지개백일장이란 행사가 있어. 올해 수상자들의 작품을 읽어보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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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 한국 임신 전 ‘노키즈 존’이면 내심 ‘조용해서 좋겠다’고 생각한 나. 친구의 영유아 딸들을 데리고 갈 식당을 찾다보니 생각이 바뀌었어. (로그인하고 읽어 봐.)
🌈필요한데 낳고 싶진 않아 한국은 여성의 ‘아이 낳고 싶은 의향’이 UN 주요 8개국 중 최저. 남녀간 ‘의향’ 격차는 가장 크고 ‘자녀 필요성’ 인식은 가장 강해. 이해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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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휘클리 Vol.206: 이젠 맘편히 아파도 되나요? 발행 뒤에도 여전히 의대생·전공의 복귀 문제를 둘러싼 실타래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어. 실타래를 싹둑 잘라내기보다, 의견을 조율하며 찬찬히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아. 23일 임명된 정은경 장관에게 기대를 걸어볼까? 문제는 복잡하지만 함께 천천히 지켜보자.🕊
🤗의료대란으로 인해 속상한 점이 많았는데, 양측 입장을 자세하게 설명해줘서 좋았어. 의대 정원수 증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공의료체계를 강화하는 방안, 영리성이 통제되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공공의료기관을 늘리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고, 비급여가 만연한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 의료체계를 공공적으로 바꿔나가는 시도 등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야 할 것을 알게 되어서 좋았어.
😊1년 5개월 만의 의사복귀 내용이 참으로 좋았어. 정치 상황과 의료정책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어, 이제는 조건 없는 복귀를 선언한 만큼 먼저 복귀한 의대생들과 이제 복귀하는 의대생들이 서로를 이해하면서 무사히 의대공부를 마치고 존경받는 의료인으로 거듭나길 바라. 정부 추진 정책과 의대생, 전공의, 국민 모두가 아우르는 대한민국 의료가 되었으면 좋겠어.
🤣주제를 타임 테이블 순서로 열거하여 설명해준 점이 너무 맘에 듭니다. 주제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항상 따로 찾아봐야 하는데 그러한 불편함이 없었어요.
😊이번주 휘클리 덕분에 지난 1년 5개월간의 의대 사태와 의료 시스템의 복잡한 배경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었어.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료, 정책, 윤리 등 여러 층위가 얽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고마워!
😊의대생 정원 이슈에 대해 타임라인처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래픽이 있으면 좋았을 것 같아! 양쪽 의견을 비교하며 들어볼 수 있는 유튜브 링크도 있었음 좋을 것 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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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폭우, 태풍, 지진... 기후 재난은 한국 만의 일이 아니야. 지금도 세계 곳곳에선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 2023년 12월, 휘클리에서 인류세에 대해 다뤘던 거 기억나? 그때 참고했던 책, 📚 인류세 엑소더스를 2명에게 보낼게. 의견 많이 보내줘.
✔️마감은 다음 주 수요일(7월30일) 낮 12시야 ✔️휴대전화 연락처 ✔️레터를 받는 메일주소도 함께 보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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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레터는 팀 휘클리 김선식(살몬) | 권지담(2호) | 구둘래(9몬) 기자가 제작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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